중동전쟁 파고 넘은 한국 수출…두달 연속 800억달러 돌파(종합)
반도체 수출 319억달러…두 달 연속 300억달러·13개월 연속 동월 최고치
미.이란 중동 전쟁 장기화에도 한국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두 달 연속 8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어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반도체·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가운데 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은 석유제품 수출까지 힘을 보탰다.
아울러 중동 전쟁 영향으로 산업 전반에 충격파가 확산하는 상황에서 수출이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통상부는 이 같은 내용의 4월 수출입 동향을 1일 발표했다.
특히 4월 수출액은 중동 전쟁에도 불구하고 858억9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0% 증가했다.
월 수출 700억달러 기록조차 없던 상황에서 3월 사상 처음으로 월 800억달러를 돌파한 이후 2개월 연속으로 800억달러를 상회했다.
4월 수출액은 3월(866억달러)에 이어 역대 2위에 해당한다.
월간 수출은 지난해 6월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11개월 연속 월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48.0% 증가한 35억8천만달러로 3개월 연속으로 30억달러를 초과했다.
수입은 16.7% 증가한 621억1천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4월 무역수지는 237억7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흑자 규모가 189억7천만달러 늘어난 것으로, 역대 4월 기준 최대 실적이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2월 이후 1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일등공신은 단연 반도체다. 4월 반도체 수출은 173.5% 급증한 319억달러로 집계했다.
이는 3월 328억달러에 이은 역대 월 수출액 2위 기록이다.
이로써 반도체는 2개월 연속 수출 300억달러를 넘어섰고, 13개월 연속으로 해당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낸드플래시 등 고성능 메모리 가격이 폭등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고정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DDR4 8Gb가 870%, DDR5 16Gb가 662%, 낸드 128Gb가 766% 각각 급등하며 전체 수출액을 밀어 올렸다.
AI 인프라 확대 수혜는 SSD를 포함한 컴퓨터 수출로도 이어졌다. 컴퓨터 수출은 515.8% 급증한 40억8천만달러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신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11.6% 증가한 16억2천만달러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급등으로 석유제품 수출액도 크게 늘었다.
4월 석유제품 수출은 39.9% 증가한 51억1천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 물량은 36.0% 감소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석유제품에 대한 수출 통제 조치 이후 휘발유(43.0%↓)·경유(23.2%↓)·등유(99.9%↓) 등의 수출은 작년 동기 대비 대폭 감소했다.
하지만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05.4달러로 55.6% 상승하고, 석유제품 수출 단가 역시 t당 1천432달러로 118.5% 급등하면서 전체 수출액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40억9천만달러로 7.8% 증가했다. 다만 내수 공급 확대 영향으로 수출 물량 자체는 20.9% 감소했다.
이 밖에 선박 28억9천만달러(43.8%), 바이오헬스 16억1천만달러(18.6%), 섬유 9억5천만달러(3.8%) 등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8개의 수출이 증가했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5.5% 감소한 61억7천만달러를 기록했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류 차질에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라 미국 현지 생산이 늘어나면서 감소세가 이어졌다. 다만 전기차(23.0%↑)·하이브리드차(8.6%↑) 등 친환경차 수출은 증가했다.
일반기계(42억달러·2.6%↓), 철강(26억2천만달러·11.6%↓), 자동차부품(19억달러·6.0%↓), 디스플레이(12억9천만달러·2.7%↓), 이차전지(6억5천만달러·6.5%↓), 가전(5억7천만달러·20.0%↓)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국·미국 수출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대(對)중국 수출은 최대 품목인 반도체 수출 증가와 컴퓨터, 무선통신기기 등 IT 품목 수출 호조로 62.5% 증가한 177억달러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대미 수출도 반도체와 컴퓨터 등 관세 예외 품목 위주로 수출이 늘어나면서 54.0% 증가한 163억3천만달러를 나타냈다.
아세안(154억1천만달러·64.0%↑)과 유럽연합(EU·71억9천만달러·8.5%↑)으로의 수출 역시 반도체 등 수출 호조로 증가했으나 중동 수출은 물류 차질 등 영향으로 25.1% 감소한 12억7천만달러로 줄어들었다.
수입에서는 에너지 수입이 106억1천만달러로 7.5% 증가했고, 에너지 외 수입(515억1천만달러)은 18.8% 늘어났다.
이중 원유 수입액은 유가 급등 영향으로 13.1% 증가한 70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장비(25억1천만달러) 수입은 59.9%, 컴퓨터(17억8천만달러) 수입은 35.6% 각각 증가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4월 수출과 무역수지는 중동 전쟁이 두 달 이상 이어지는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2개월 연속 수출 800억달러 이상, 무역수지 20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다"며 "이는 전 세계적인 AI 투자 확대, 유가 상승에 따른 석유제품 단가 상승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공급망을 확보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요 품목 경쟁 심화, 중동 전쟁에 따른 원재료 수급 어려움 등 수출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정부는 마케팅·금융·보험 지원과 수출 시장 다변화 정책 등을 통해 수출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한편, 적극적으로 통상 네트워크를 활용해 원유·나프타 등 대체 물량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엿다.


